장회숙, 〈동인천 근대문화유산 답사〉 리뷰

  





지난 24일 열린 장회숙 도시자원디자인연구소 대표의 동인천 근대문화유산 답사는 동인천 근방의 근대문화유산을 답사하는 시간으로 진행됐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쌓은 축대의 흔적을 따라 간 이번 여정은 그야말로 숨어 있는 역사의 살결을 추적하는 (존재를 좇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동인천을 역사-지리적인 상상력으로 복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역사의 지표는 기록과 기억의 역할을 무력화하는 현재에 밀려 사라지거나 찾기 힘든 흔적으로 흩어지기도 합니다. 장회숙 선생님은 역사를 장소로 연장하는 역할을 하는 분이라 생각됩니다. 이런 흔적을 찾고 복기하며 구성하기 위해 사람들과 하루에 아홉 시간을 연속으로 걷기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중간에 들른 인천내동교회는 우연하게도 투어의 하이라이트 시간이 되었는데, 벽면의 십자 무늬로 빛을 낸 건물의 무늬에 감탄하던 차, 교회 관계자분의 안내로 실내로 들러 조금 더 설명을 자세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현대식 병원이 있던 자리로, 고국에 돌아가지 못한 채 한국에서 영면한 미국에서 온 의료 선교사 랜디스 박사의 숭고한 희생 역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약대인(藥大人, 서양 의사)으로 불리는 등 우리나라 사람들의 지지와 애정을 받는 분이기도 했는데, 환자를 치료하다 애석하게도 33세의 젊은 나이에 장티푸스에 걸려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중간에 여러 이야기가 더해지며 응접실까지는 오지 못하고, 인천세관역사관에서 헤어졌습니다. 다음 기회에 신흥동의 역사를 조금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회숙, 동인천 근대문화유산 답사

 

일시: 2022.03.24() 오후 14:30(2시간+α)

장소: 동인천 학생문화회관응접실

 

도시자원디자인연구소 대표인 장회숙 선생의 안내로, 동인천 근방의 근대문화유산을 답사한다. 홍예문이나 자유공원로, 답동성당 등의 대표적인 동인천의 명소를 거치면서, 동시에 현재가 아닌, 근현대사의 관점에서 세부 지리를 인지하는 알찬 여정이 될 전망이다. 응접실은 관객의 수용성을 실험하는 장소로, 25곳을 잇는 이번 투어를 통해 장소성을 역사 지리의 영역으로 확장하며, 지역 자원의 재인식과 함께 예술의 연계 가능성을 엿보고자 합니다.

 

장회숙: 인천 산업유산의 재생과 활용을 연구하는 도시자원디자인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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