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의 분류학 - 바람과 물 그리고 대간〉 리뷰
안무비평가라는 명칭에서 ‘안무’는 무용의 창작 방식으로 국한되지는 않는다. 이는 무용을 비롯한 다른 장르에 대한 보기의 관점을 창안함을 선언적으로 드러낸다.
강연은 크게 네 개의 신명을 다룬다. 높새바람 신명, 메나리조 신명, 몽금포 신명, 능마바람 신명이 그것이다. 먼저 신경준의 ‘여지고’에서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를 대전제로 내세운다. 곧 산과 강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관계에서 시작해, 바람과 신/무당의 관계, 동물 되기, 축의 시대, 하이누웰레 신화, 배의 문화, 바리데기굿 등 다양한 이야기와 개념, 참조 자료 등이 종횡무진한다.
하이누웰레 신화, 배의 문화, 바리데기굿은 모두 연결되는 수평적 인식 구조 아래 있다. 이는 수직적 문화인 말의 문화와 반대적 개념으로서 도식을 이룬다. 이러한 도식은 결과적으로 삶에 대한 다른 감각, 다른 세계로부터의 감각을 전해준다. 곧 인식 구조가 문화에 따라 다른 것이라면, 우리의 인식 구조 역시 고착되어 있음을, 나아가 변경될 수 있음을 상정한다.
하늬바람에서 “늬”는 무늬를 뜻하는데, “늬”가 들어간 몇몇 단어들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무늬는 무당 무 자와 늬의 만남이다. 언어의 시원적 감각을 들여다보는 것 역시 김남수 강연의 특징이다. 그러한 언어에는 힘이 실린다. 크게 썰고, 넓게 꿰는 3시간에 육박하는 강연은 일종의 퍼포먼스에 가깝다. 가령 미리 가져온 책을 나누거나 돌을 보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그렇다. 이런 관법의 제시는 관념적인 것만이 아닌 것에 관심을 둔다기보다, 어쩌면 물질적인 것에 관념적인 것이 현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김남수, 〈신명의 분류학 - 바람과 물 그리고 대간〉 편집 영상 보기→https://www.youtube.com/watch?v=YGu4YeKDcH8
김남수, 〈신명의 분류학 - 바람과 물 그리고 대간〉
신명은 이곳 풍토와 기질의 배치에 따른 포스트휴먼의 유동적 상태이다. 동물-되기와 천계비행 그리고 상즉상입에 의한 타자교통을 특징으로 한 미디움. 그 미디움적 상태의 분류학은 아직 시론 단계이나 20세기 내내 진행된 근대화와 21세기양자적 정보화의 흐름을 반영하여 새로운 업데이트를 제안하고자 한다.
1) 높새바람 신명
2) 메나리조 신명
3) 몽금포 신명
4) 능마바람 신명
김남수는 안무비평가로, 무용평론으로 출발해 미술 및 다원적인 성향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미디어 느낌으로 산공부, 물공부, 바람공부를 하고 있다.
일시: 2021년 9월 15일 수요일 17:00-19:00
장소: 응접실(인천광역시 중구 율목로30번길 1, 1층)
주최/주관: 오픽
설치 도움: 조경재
디자인: 홍유진
후원: 인천광역시, 인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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