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 인터루드〉 리뷰
〈코어 인터루드〉는 〈코어(core)〉라는 권희수 작가의 한 작업을 관람하는 프로젝트였다. “인터루드(interlude)”, 곧 막간(극의 중간)이라고도 번역되는 개념이 그 뒤에 붙은 것은, 이 작업이 작가의 지난 아마도예술공간에서의 제8회 아마도애뉴얼날레―목하진행중에 참여했던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코어〉를 새롭게 편집한 작품이며, 이후 11월에 있을 작가의 또 다른 퍼포먼스에 사용될 음악을 예비하는 어떤 중간의 작업이다. 여기서 중간은 발전의 양상이 아닌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실천에서 온다. 지난 〈코어〉와 다른 점은, 정해진 시간에 한정된 인원, 곧 한 번에 두 명씩만 관람할 수 있는, 일종의 극장의 문법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네 번의 프로그램에서 사운드의 규격은 모두 같았고, 이는 작업된 사운드를 튼다는 점에서 여전히 사운드 인스톨레이션이었지만, 작가가 그 시작을 알려주고 시작과 끝을 열고 닫는다는 점에서 퍼포먼스적 요소가 작업을 둘러싸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블라인드와 커튼이 이중으로 삼면의 유리창을 방어하는 공간에서 둘 모두를 걷은 빛이 드는 공간을 온열 안대를 끼고 관객이 누운 가운데, 다시 블라인드와 커튼으로 이중 잠금하고, 사운드가 끝나기 전 다시 이를 원 상태로 복구해 놓는다. 커튼과 블라인드를 치는 소리는 사운드의 시작과 끝에 섞여든다. 하지만 그 끝의 소음은 관람객이 인지하지 못하는 소리로 자리했다.
전시 이후 작가가 준비한 말차와 보이차 두 종류의 차를 나누어 마시며 이 시간이 작업에 대한 피드백으로 자연스레 연장된 것은, ‘응접실’의 정신에 상응하는 요소가 작가의 아이디어로 가미된 것으로, 관객의 시간이 작가와 닿는 새로운 시간이 생겨났다는 점에서 전시 관람과의 어떤 차이를 드러낸다. 물론 이러한 요소가 가능한 것은 하루라는 시간으로 프로그램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코어 인터루드〉는 작품 자체의 중간자적인 존재론적 지위를 이름 안에 새겨 놓은 작업이다. 그렇다면 이 작업은 실재적으로 ‘관객에게 어떻게 수용되는가.’ “인간의 의식을 특정한 상태로 이끄는 바이노럴 비트 사운드를 통해 몸의 중심점에서 신체와 동기화되는 무형의 파형이 그리는 궤적에 주목”하는 작업은, 주파수의 공명이 관객에게 어떻게 수용되는지를 실험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이 수용의 정도는 관람객에 따라, 관람객의 컨디션에 따라 매우 달라질 수 있음은, 결과적으로 이 작업의 이상적 차원의 이념이 관람객의 간극을 생산하는 것으로 수렴함을 의미한다. 이 각각의 차이는 관람객을 리트머스지로 테스트하고 있음을 지시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반면, 개별 관람객에게는 풍만하고 입체적인 세계에 대한 체험을 안긴다. 여기서 사유는 작업 자체보다는 나의 체험 자체, 곧 나로 향해 있다. 명상에 가까운 이 같은 체험은 작품을 관람한 조경재 작가의 말처럼, 외부의 환경을 겪는 게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둔 세계를 새롭게 겪는 것에 가깝다. “내부”를 보는 이 같은 감각은 “근원적 요소를 새롭게 지각하는 방식”을 찾아 나가는 작가의 가치관에 상응할 것이다. 여러 신체를 두드리며 소리가 생산하는 이미지와 몸의 움직임은 근원적/제한적 매체가 어떻게 다른 매체로 공감각적 경험을 이끌어 내는가를 보여주는 듯도 하다.
〈코어 인터루드〉는...
〈코어 인터루드〉는 파동의 중심으로부터 외부의 빛이 아닌 정신의 빛을 바라보는 것에 주목하는 사이-프로젝트다. 올 11월 진행될 〈코어〉의 전주로서 ‘사이의 시간’을 관객이 스스로의 몸을 통해 경험할 것을 제안한다. 본 작품은 인간의 의식을 특정한 상태로 이끄는 바이노럴 비트 사운드를 통해 몸의 중심점에서 신체와 동기화되는 무형의 파형이 그리는 궤적에 주목한다.
권희수는 근원적 요소를 새롭게 지각하는 방식과 비가시적인 교류의 운동성에 관심을 두고 작업을 만든다. 최근에는 몸의 중심점을 통해 내부를 바라보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본 작품은 예약을 받아 진행하며 총 45분의 시간이 제공됩니다. (작품 시간은 총 16분 30초이며, 공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총 45분입니다.)
-응접실을 방문하는 관객분들에게 작품을 감상한 뒤에 차를 제공해 드립니다.
*〈코어(core),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00:16:3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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