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앤 잭: 분투기〉 리뷰

(이 사진은 밥과 잭의 연습 모습이다.)


(아래 사진들은 모두 밥 앤 잭 공연 이후의 사진들이다.)

 밥 앤 잭은 베이스와 드럼, 보컬로 구성된 밴드로, 애초에 멜로디나 화음에서 다채롭고나 풍요롭지는 않다. 공연은 잠이 들어야 너를 볼 텐데, 간다-하, 나나나, 타부. 네 곡으로 이뤄졌다. 반복되는 연주에 보컬이 살짝 얹힌 ‘잠이 들어야 너를 볼 텐데’, ‘간다-하’ 두 곡에 이어 ‘나나나’는 가수 유승준의 동명의 곡을 김민관이 커버한 곡이다. 마지막 곡 ‘타부’는 전자 사운드에 맞춰 전수현과 김효진이 보컬을 맡는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계속 반복되는 델리스파이스의 ‘차우차우’라는 곡을 모티브로 삼은 ‘간다-하’는 “우리는 ---로/에 간다”가 무한 반복 가능한 곡이다. 빈칸에는 자기가 가고 싶은 어디든 집어넣을 수 있으며, 관객의 참여 역시 유도할 수 있다. ‘잠이 들어야 너를 볼 텐데’는 “잠이 들어야 너를 볼 텐데 / 너를 보려고 계속 잤다”가 계속 반복되는 곡이다.

‘잠이 들어야 너를 기억할 텐데’라는 김민관의 곡이 모티브가 돼 이를 전수현이 잠이 들지 않는 화자의 우울을 잠드는 것으로 처리해, 곡의 우울을 농담으로 상쇄했다. ‘나나나’는 유남규와 김택수의 1989년 경기 영상에 ‘나나나’의 노래방 반주를 얹어 만든 뮤직비디오를 배경으로 튼다. 곡 초반에는 유남규의 탁구 동작이 일부 응용되기도 한다.

“밥과 잭은 영화를 봤어”로 시작하는 ‘타부’는 동명의 영화인 미구엘 고미쉬의 〈타부〉의 내용을 밥과 잭이 서로 간에 전달하며 생긴 영화의 오해라는 우정과 소통의 간극을 노래로 승화시켰다. “악어 입속에 네 머리, 눈, 코, 입...”와 같은 대사들이 반복되며, 힙합풍의 곡이다. 가사를 중국어로 번역하는 부분들도 가미되어 있다. 

밥과 잭은 신생 밴드로, 오합지졸 밴드이기도 하다. 아마도 각자의 음악적 흥미가 이들의 음악적 신선함보다 클 듯하다. 하지만 첫 번째 공연에서 관객 반응은 꽤 뜨거웠다. 어떤 잠재성은 모두 음악적 성향도 취미도 주로 다루는 매체도 다르지만, 그것이 밴드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후 공연이 곧 있을 수도 있다.

 밥 앤 잭 분투기〉 편집 영상https://youtu.be/5fqXmui_50M



밥 앤 잭 분투기

밥 앤 잭은 드럼 연주의 전수현, 베이스 연주의 김효진, 객원 보컬 김민관을 초대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 사이키델릭, 앰비언스 혹은 포크를 각각 지향하는 김효진과 전수현, 김민관의 음악적 이견은 무대를 뚫고 나온다. 무대는 반목과 갈등으로써 음악의 전개를 극으로 연장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짝인 연주에, 회화, (해먹), 영상, 댄스 등이 융합된 하이브리드 음악 장르를 개척하고자 한다.

일시: 2021928일 화요일 오후 7

장소: 응접실(인천광역시 중구 율목로30번길 1, 1)

전수현은 영상을 하는 작가이고, 김효진은 회화를 하는 작가이고, 초대받은 김민관은 가끔 영상도 하는 비평가이다.

주최/주관: 오픽

설치 도움: 조경재

디자인: 홍유진

후원: 인천광역시, 인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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