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희, 조경재, 황민규, 《민관의 은: 접시》 전시 전경+리뷰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재희는 응접실이라는 단어에서 발음으로 유인한 은접시를 떠올렸고, 오후 12시에서 3시경 전면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과 반짝이는 것들로부터 작업의 형상을 구체화한다. 조경재는 공간 운영자이자 편집장으로 오랜 시간 활동한 김민관 그리고 그의 개인사를 떠올리며, 상징적 인물로서 모티브 삼는다. 이에 김민관은 민관 컬렉션과 자신의 사진을 레퍼런스로 제공하며 사적 영역을 공적 공간으로 가져온다. 황민규는 전시 준비 과정 코로나로 인해 격리했지만 곧 완쾌하며 정재희와 조경재의 의견을 종합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는 돌과 관련된 민간 신앙을 상상하며 전래 동화 또는 신화처럼 번안한 공간 구성을 제안한다.”(한주옥, 서문 《민관의 은: 접시》와 응접실)

 

거대한 조형물인 민관의 은접시는 인간의 신체 형상으로 보인다바닥에 두 다리를 뻗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그 중앙에 은접시가 있고은접시 위에 연결된 수로로 물이 떨어져 두 다리로 새어 나간다은접시는 공간 응접실의 언어 유희적 전략이다언어는 투명한 재료로 연장되고 불투명한 기의로 퍼져나간다마치 명확하게 은접시를 향해 떨어지는 물이 맺히는 물방울들의 흔적처럼.

하나의 거대한 조형물 민관의 은: 접시가 놓인 전시 민관의 은: 접시인 만큼, 하나의 작품은 이미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재희, 조경재, 황민규 세 작가는 일시적인 콜렉티브로서 활동하며 민관의 은: 접시까지 세 번의 전시를 진행해 왔다.

 

이번 전시의 경우, 세 면의 창이 있는 공간 구조를 활용해 뒤틀린 신체가 세 면과 그 거리에 따라 작품의 관점을 변경하며 작품에 맞추어 나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상학적 체험은 그렇게 시각적 반경 속에서 구성된다. 특히, 은접시를 향한 조명의 집중포화와 함께 저녁까지 전시를 구성해 현대미술 작품이 지나가던 동네 사람들의 눈에 결국 띄게끔 했다. 전시는 낮에는 은접시에 위에 맺혔고, 저녁에는 공간 전체의 대기로 빛을 발화했다.(김민관)

 

 


정재희조경재황민규

민관의 은접시

전시 기간: 2022.3.13()~27()

전시 장소: 응접실

주최/주관: 오픽

후원: 인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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